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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리런치 이슈/멀티버시티

멀티버시티: 팍스 아메리카나 #1

by 치킨강정 2015. 9. 28.




*이 리뷰는 강력한 스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저작권은 DC 코믹스에 있습니다.

이슈: The Multiversity: Pax Americana #1
부제: In Which We Burn
작가: Grant Morrison
펜슬러: Frank Quitely
발매날짜 (커버데이트) : 2015년 1월

별점: ★★★



멀티버시티: 팍스 아메리카나 #1의 배경은 지구 4입니다. 




지구 4는 슈퍼히어로가 캡틴 아톰 하나 뿐이며, 일반 히어로들은 대부분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는 읽는 순서가 굉장히 혼동되는데, 정방향으로 한번 읽고 역방향으로 다시 읽어보아야합니다. 이는 이슈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맥락에 있는 장치입니다. 상당히 어려워서 힘들었는데요... 지금도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네요. 실제로 많은 리뷰에서 이 이슈가 상당히 앨런 무어의 <왓치맨>과 매우 유사하며 찰튼 코믹스의 배경을 빌려왔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아직 제가 왓치맨을 보지 않아 더욱 리뷰 쓰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왓치맨을 보는 날 다시 이 리뷰를 업데이트 하기로 하고 지금은 이해한 범위에서만 리뷰를 진행하기도 하겠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 


1974년: 자경단이자 최초의 히어로였던 옐로우자켓이 아들 할리에게 실수로 살해당함 

배경에 나오는 존 K 케네디의 1963년 아메리카 대학에서의 연설 전문은 이쪽


"내가 말하고자 하는 평화란 어떤 것인가? 우리가 찾고자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이는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미국의 무력에 의한 강요된 평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우리 시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항상 존재하는 평화를 말하는 것이다."

 

- 23살이 될때까지 폐인이 되어 아버지의 무덤에서 뉘우치던 할리는 갑자기 나타난 캡틴 아톰의 도움으로 세상의 진리를 예측하는 궁극적 알고리즘을 깨달음. 


- 블루 비틀(테드 코드)와 퀘스쳔은 히어로 파트너로 마약 중개상을 쫓다 퀘스쳔이 고의로 마약 중개상을 죽여버림. 둘은 사라진 옐로우자켓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음 


- 2005년: 주지사가 된 할리는 조지 부시와 일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 슈퍼히어로 피스메이커(크리스 스미스)를 테러리즘 진압에 투입.


- 주지사 할리는 어스4의 강력한 슈퍼히어로인 앨런 아담(캡틴 아톰)을 만남. 캡틴 아톰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국가의 적을 죽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으로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되어 불안정한 상태. 할리는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서는 희생되어야한다며 캡틴 아톰이 도와주어야 계획이 완성될 수 있다고 설득하며 아버지(옐로우자켓)가 마지막으로 그린 코믹스를 쥐어줌 


-2008년: 대통령이 된 할리는 히어로 그룹 "팍스 아메리카나"와 캡틴 아톰을 대중에 공개.

퀘스쳔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일원으로서 부대통령의 끄나풀인 경찰을 고문, 심문하게 됨. 그리고 그가 병장 스틸의 명을 받아 일하며 캡틴 아톰을 죽일 방법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나 퀘스쳔은 그냥 그가 죽게 내버려둠. 


피스메이커와 그의 여자친구 노라는 대통령이 신봉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함. 두 사람은 2015년 할리가 대선에서 이기고 대통령이 명했던 희생 계획을 도운 후 도망쳐 숨어 살기로 함. 


- 2015년: 저주받은 DC 코믹스 "울트라 코믹스"를 읽고 있던 캡틴 아톰은 그 안에서 뫼비우스 띠를 발견함. 코믹스의 여러 페이지를 읽듯이 그는 시공간을 볼 수 있고, 과학자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 역시 알고 있음. 과학자들은 캡틴 아톰의 뇌에 블랙홀을 열어 그를 사라지게 하나 병장 스틸에 의해 모두 죽임을 당함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암살되었다가 다시 살아나야하는데 이를 수행하는 노라와 피스메이커는 캡틴 아톰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걱정함. 그 후 노라는 피스메이커가 없는 사이 알고리즘 8을 깨닫지만. 곧 누군가(아마도 부대통령에게서 사주받은 스틸)에게 살해당함. 그리고 계획대로 대통령 할리가 피스메이커에게 살해당하지만 캡틴 아톰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무도 왜 피스메이커가 대통령을 죽였는지는 이해하지 못함


-그리고 부대통령은 히어로 시대의 끝을 알림. 

어스4의 히어로시대는 끝이 났으며, 알고리즘 8은 할리가 죽음으로서 끝이 났지만 또 다른 측면으로는 다시 23세의 할리에게 캡틴 아톰이 알고리즘을 알려주며 영원한 띠를 그리게 됨. 



한 줄 평: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멋져.  


위에 쓴 내용은 시간대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지, 실제의 이슈와 연출과는 정 반대입니다. 심지어 마구 과거/현재/미래가 섞여있는 페이지들도 다수 존재해 처음 읽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데요. 결국 이 모든 것이 알고리즘 ∞를 보여주는 연출임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됩니다. 배트맨 앤 로빈에서도 만났던 이 콰이틀리와 모리슨 콤비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데요. 특히 콰이틀리의 칸으로 꽉 짜여진 연출은 이 모든 것이 운명이자 정확히 예견되어 있다는 이슈의 내용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슈 전체/단일 페이지 연출의 충격이 대단합니다.


또한 모리슨은 이러한 무한한 알고리즘에 절묘하게 저주받은 DC코믹스를 끼워넣어 만화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캡틴 아톰과 이야기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즉 코믹스 페이지를 넘기는) 효과를 가지게 합니다... 지금 지구가 하나씩 종말하고 있는데 니네 무슨 소리 하는거야? 라는 의문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면서 주제 측면에서도 평화와 히어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팍스 아메리카나, 9/11, 테러리즘, 히어로, 헐리우드 등의 대사와 소재는  히어로물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과 한계를 슬쩍 건드리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알고리즘 8과 할리, 퀘스쳔이 워낙 난해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이해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언어의 장벽도 하나의 문제였을 것 같구요. 만약 정발로 나오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모리슨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아주 재능있는 작가들이 힘을 합쳐 세련되게 연출한 이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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