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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샘R(2023) 26시간 플레이 마녀의 샘R을 플레이하며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나에게 패키지 게임은 정말 너무너무 비싼 물건으로, 어린이날/생일에나 받을 수 있는 귀한 물건이었다. 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게임잡지 게이머즈를 뒤적거리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게임들 중 하나가 파랜드 택틱스(파랜드 사가) 시리즈다. 마녀의 샘과는 다른 장르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어린이날 커다란 패키지 게임을 안고 부푼 마음으로 돌아오던 그 시절 그 게임들이 떠올랐다. 장점 1: 보기 드문 힐링 게임 플레이하는 내내 어린 시절이 떠오를 정도로 최근 게임계에서 보기 드문 따뜻한 이야기(가족, 사랑, 모험, 우정 등등)를 담고 있다. 어두운 설정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초등학.. 2023. 12. 3.
페르소나5 로열(2019) 93.8시간 플레이 한 줄 감상: 30년 차 게이머+오타쿠 인생을 살다보면, 이제 나는 마법소녀도 모험가도 될 수 없는 어른이구나 하고 인정하는 때가 온다. 이제는 내가 둘리나 짱구가 아닌, 고길동이나 신형만이라는 것을 납득하는 나이가 오는 것이다. 이제는 중고등학생 캐릭터들에게 이입하기보다는 그들의 보호자에 이입하기 더 쉬워졌다. 페르소나4G(이하 P4G)를 플레이하는 나의 마음은 주인공들의 선생이나 부모에 가까웠다. 하지만 페르소나5 로열(이하 P5R)을 플레이하면서는 오히려 내가 어른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록 불편해졌다. P5R의 캐릭터들은 보호자를 필요로 하지도 않고 신뢰하지도 않는 청소년들이었으며, 나는 그들에게 복수당해야 할 어른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P5R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는 반역일.. 2023. 10. 16.
폴아웃4(2015) 181.1시간 플레이 언제나 그렇지만 플레이 타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폴아웃4를 여러 번 트라이했다. 그러나 정착지만 죽어라 꾸미다가 정작 아들을 찾으러 간 적이 한번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엔딩을 보기까지 남편이 총 7번 정도 죽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이 악물고, 정착지 습격 없는 모드까지 깔아가면서 아들만 찾기로 결심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아들을 찾기 전까지가 재미있었다... 단점 1. 맥빠지는 후반부 스토리 초반 스토리 동력이 정말 좋았고 중반부까지는 그래도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했던 것 같은데... 팩션을 선택하는 순간 스토리가 힘을 잃고 곤두박질쳤다. 전혀 엔딩을 본 기분이 아니었다. 인스티튜트 루트가 아니면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기타 팩션들은 나에게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했.. 2023. 9. 28.
페르소나4 골든(2012) 86.3시간 플레이 '페르소나4 골든(이하 P4G)'을 시작한 것은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사실 페르소나3 포터블을 한 10년 전에 플레이했었는데, 엔딩에서 큰 심적 충격을 받은 후 페르소나 시리즈에 손 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P4G를 사놓은 것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최근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겼으니 게임 짬처리를 할 의도뿐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2주 만에 80시간을 넘게 플레이해서 엔딩을 봐버릴 줄을... 그리고 P4G 캐릭터들을 조카처럼 사랑하게 되어버릴 것을... 나에게 2023년은 페르소나의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이번 P4G는 주위 추천에 따라 공략을 보고 진행했다. P4G는 크게 1) 던전 탐험과 2) 캐릭터 호감도 올리기로 나눌 수 있다. 작중 캐릭.. 2023. 8. 20.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2: 데드파이어(2018) 71시간 플레이 근 1년 만에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일신 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동안 게임을 안 했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뭔가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제대로 끝마친 게 없었다. 최근에는 모 게임회사의 게임을 매우 열정적으로 해왔는데 불미스러운 이슈로 게임 전체를 삭제하기도 했다... 뭐 그런 일들이 있어서 결국 띄엄띄엄 플레이하던 POE2를 다시 잡게 되었다. 사실 시작하기 전부터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가 낮았다. 성공작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우려와 달리, 초반에는 큰 문제점이 없어보였고, 심지어 어느 부분은 재밌기까지 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중반부터 정말 게임을 진행하고 싶지 않아졌다. 이 게임은 남은 방학숙제처럼 지겨웠다. 1. 향상된 그래픽 다소 흐리멍덩하던 1에 비.. 2023. 8. 7.
페르세폴리스(2004/2019) 원래는 를 먼저 읽고 있었는데, 이란에서 마흐사 아마니 사망 관련 시위가 일어나면서 불쑥 이 책을 충동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에 대해서는 아주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너무 읽으면 괴로울 것 같은 책'들을 기피해왔다. 안 그래도 세상은 괴로운 일 투성이인데 굳이 몰입을 유발하는 책을 읽어서 괴로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슬람, 그 중에서도 강경보수로 알려진 이란에서 사는 여학생... 이미 키워드만 나열해도 마음이 갑갑해졌다. 그 이후로 세월이 흘러 으른이 된 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란과 히잡 문화에 대해서 좀 알수 있겠지 라고 책을 샀다가 카페에서 두 차례나 울었다... 결론만 말하면 이 책은 물론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란의 근현대사를 바라본 소녀의.. 2022.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