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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5

페르세폴리스(2004/2019) 원래는 를 먼저 읽고 있었는데, 이란에서 마흐사 아마니 사망 관련 시위가 일어나면서 불쑥 이 책을 충동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에 대해서는 아주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너무 읽으면 괴로울 것 같은 책'들을 기피해왔다. 안 그래도 세상은 괴로운 일 투성이인데 굳이 몰입을 유발하는 책을 읽어서 괴로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슬람, 그 중에서도 강경보수로 알려진 이란에서 사는 여학생... 이미 키워드만 나열해도 마음이 갑갑해졌다. 그 이후로 세월이 흘러 으른이 된 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란과 히잡 문화에 대해서 좀 알수 있겠지 라고 책을 샀다가 카페에서 두 차례나 울었다... 결론만 말하면 이 책은 물론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란의 근현대사를 바라본 소녀의.. 2022. 10. 6.
백악관의 사생활(2015) 백악관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산 것은 내 개인적인 경험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백악관이나 청와대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었고, SNS에서 이 책에 대한 정보를 보는 순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당시에는 절판되어서 중고서점을 뒤져가며 주문했다. 또 막상 사고서는 몇 번 들춰보고 말다가, 요즘 청와대 이전으로 시끄럽길래 옛 추억도 되살릴 겸 큰 맘 먹고 읽어보기로 했다. 글 자체는 케네디부터 오바마 시기까지 관저에서 일했던 근무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사실 그렇게까지 재밌지는 않다. 뭐 근로자들이 하는 일들이 얼마나 신나겠는가. 게다가 우리 대통령도 아니고. 다만 근무자들이 평소에 어떠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역사적 사건들(케네디 암살, 911테러, 오바마 당선 등)에 근무자.. 2022. 5. 1.
아연 소년들(2017/1991) 최근 나의 관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에 쏠려있었다. 초반 뉴스를 보니 어린 러시아 병사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침략전쟁에 참전했다는 소식이 눈에 띄었다. 3월의 책은 을 읽기로 했다. 원래 알렉시예비치의 글들을 좋아하기도 했고, 러-우 전쟁에 대한 어떤 간접적인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에 참전한 군인, 민간인, 그리고 가족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 젊은 군인들이 아연으로 만든 관에 시신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지어진 제목이다. 이 전쟁에 대한 작가의 의견은 목차에서 아주 강력하게 드러난다(개역개정 기준) 1. 첫째 날: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나는 그리스도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케 하리라) (마태복음 24:5).. 2022. 3. 26.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2008) 북클럽 2월의 책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었다. 오늘 이 책의 감상을 간단하게 쓰려고 책을 꺼내놓았는데, 동생이 들어와서 사회주의자다! 사회주의자가 나타났다! 외치고 사라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내가 이 책을 다시 잡았던 이유는 자본주의에 대한 해석 중 하나를 다시 읽고 싶어서였다. 이 책은 약 15년 전에 대학에서 누군가의 추천으로 처음 읽었다. 당시 수강 중이던 북한정치론 과제로 공산당 선언을 보고 있었던 나는 이 책까지 읽으니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라도 된 것 같았다. 나는 매우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대학에 있을 때만 해도 내가 노동자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백수나 지식인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 책의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임의.. 2022. 2. 27.
가난의 문법(2020) 1달에 한 권, 책장에 묵은 책을 읽는 북클럽에 들었다. 첫 책으로 을 선택했다. 업무든 노는 것이든 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는게 나의 모토다. 요즘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자랄때만 해도 참으로 많은 어른들이 특정 대상을 가리키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어린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말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프리카에 다녀오면서 그 말에 적극 반박하게 되었다. 세상에나, 성실함은 빈곤과 큰 연관이 없었다. 아프리카에 태어난 사람들은 다 게을러서 가난하게 사는가? 그리고 그것을 보며 한국인인 내가 나의 처지에 감사해야하는가? (감사하면 대체 누구에게 감사하란 말인가?) 이 거대한 시스템에서 모든 것은 그저 운의 문제고.. 2022.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