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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필리핀 보홀 모녀여행(2025.5월) - 2 (스노클링 투어 편)

by 치킨강정 2025. 7. 24.


1편(항공기/호텔)은 아래 링크에서! 

https://therealrobin.tistory.com/441

 

필리핀 보홀 모녀여행(2025.5월) - 1 (항공기/호텔 편)

사실 여행기 안 쓴 게 많은데, 보홀 여행기 먼저 쓰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순서를 바꿔보았다. 금번 4-5월 연휴가 길어서 충동적으로 보홀 비행기를 끊었다. 늦게 끊었더

therealrobin.tistory.com

이번 편에서는 보홀 여행 투어 중 바다 투어에 대해 말해보기로 한다.

투어들을 다 쓰려고 하니 너무 길어지는데다가 쓰다가 내가 지쳤다. 

미리 말해두는데 투어 업체에서 받은 것 하나도 없다. 스스로 찾았고 내돈내산이다.  

 

 

1. 보홀의 한인투어 업체 

앞선 편에서 말했다시피 어머니는 굉장히 겁이 많은 사람이라 현지 투어업체는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다. 애초에 일흔에 가까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다면, 가성비를 따질 생각은 아예 머리 속에서 지워야한다. 부모님의 컨디션이 나쁘면 돈에 대한 생각은 날려버리고 과감하게 일정을 전면 취소할 수 있다는 각오를 서로에게 다져야한다. 

 

보홀에 워낙 한인업체가 많다보니, 마음에 드는 업체를 찾기 어려웠다. 게다가 보홀의 여행정보들이 한인여행사가 만든 카페를 위주로 정리되어있다보니 여행사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이나 비교를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거북이를 볼 수 있는 발리카삭 투어와 정어리떼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나팔링 투어가 보홀 스노클링 투어의 핵심!

 

그래서 일단 보홀 투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스노클링 투어인 '발리카삭 투어' '나팔링 투어'를 중심으로 한인 업체를 찾아보기로 했다. 나머지 투어는 사실 부차적인 거였다. 

 

2. 발리카삭 투어 

일단 발리카삭 투어의 경우, 배를 타고 육지에서 30-1시간을 나가야한다. 지난 많은 여행들을 미루어볼 때, 보트가 작을 수록 어머니가 멀미할 확률이 높았다. 따라서

 

1) 가장 큰 배 소유

2) 스노클링 중 가이드가 어머니 전담 

3) 한국인 가이드 동행

4) 응급조치가 가능한 가이드  

5) 적당한 텐션(어떤 투어는 DJ파티같은 것도 하던데 그런 건 별로...) 

6) 어머니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밥과 간식을 아끼지 않고 줄 것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를 찾았고, 그 중 한바다 호핑투어를 선택했다. 위의 사항들을 충족하면서도 팀마다 가이드를 1명 이상 붙여준다는 말이 맘에 들었다. 가격은 제일 비싼 편이었지만... 카카오톡을 통한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답변도 빨랐다. 다만 사소한 안내 실수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이걸 솔직하게 말하고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오히려 신뢰할만 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투어가 끝나고 팁을 줄 때도 100달러를 100페소로 착각해서 낸 팀이 있었는데, 이것도 연락해서 돌려주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타임라인은 

- 07:00 리조트 픽업(비슷한 동선에 있는 리조트의 손님들을 태우게 된다)

- 07:15 사무실 짐 맡기기 

- 07:30 배 출발 

- 08:00 돌고래 왓칭(돌고래가 잘 보이지 않아서 늦어졌다)

- 09:30 스노클링 1차+라면 

- 10:30 스노클링 2차(다이버스 헤븐)

- 12:00 돌아가는 길에 밥(바베큐) 

- 13:00 리조트 복귀 

 

타올부터 스노클링 기어, 구명조끼 등은 무료로 제공. 팀마다 구명튜브까지 하나씩 준다. 심지어 다른 업체에서 요구하는 고프로용 마이크로SD카드도 필요없다. 그냥 카톡으로 사진/영상을 모두 제공한다. 아무 것도 신경쓸 게 없어서 편하긴 했다.  

처음에는 작은 보트를 타고, 해 바깥으로 나와 사진의 저 큰 배로 갈아탄다. 고객은 아이들을 데려온 (대)가족, 부부 등이 대부분이었다. 극성수기였기 때문에 한 타임에 25명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저 배에 딱 맞게 앉을 수 있다.

 

조금 취향에 안 맞는 점이라면 열 명 정도 되는 현지인 가이드들이 댄스타임을 가지고... 뭔가... 상전 대하듯이 이벤트들을 하는데 나는 그게 좀... 괴로웠다.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것 같은 선상에서 아크로바틱한 댄스를 추는 모습이 같은 노동자로서 보기 괴로웠다!!! 물론 매우 일사불란하고 열심히 연습했다는 건 안다! 하지만! 하지만 위험해보이고 힘들어보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한국인 가이드분까지 다같이 큰절을 하시는데 고마웠다!! 하지만 내가 맞절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는 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돈을 냈어도 여기까지는... 하지만 한국인 가이드 분이 엄청 믿음직스러웠고 가이드들도 정말... 정말 최선을 다했다. 

 

끼어있는 돌고래 왓칭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도 아프리카 등 여러 곳에서 돌고래 왓칭 해보았고... 외국에서도 왓칭 하다가 돌고래가 있는 곳에 우르르 뛰어드는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있다. 가이드분들이 애기들을 보트 앞쪽 의자에 쪼르륵 앉혀놓고 돌고래를 찾기 위해 1시간 넘게 최선을 다해 돌아다닌 것은 투어업체로서 높이 살 성실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근데 돌고래들이 별로 기뻐할 것 같진 않았다... 일단 애기들은 엄청 기뻐했다... 

스노클링 1차는 해변에서 약간 떨어진, 얕은 바다(3-4m 정도)에서 시작한다. 물론 나는 얕다고 생각했지만, 스노클링을 처음 해본 어머니는 스노클링 마스크를 쓸 때부터 이미 겁에 질려있었다. 코를 막고 입으로 숨을 쉰다는 게 어머니에게는 생소하고 당황스러운 순간인 것 같았다. 근데 거기서 또 바다에서 들어가려니 무서우셨나보다. 더군다나 이 날은 오후에 비가 와서 바다가 조금 파도가 쳤다. 

구명조끼에, 구명튜브, 전담가이드까지- 절대 빠져죽지 않는 조합이었지만 어머니는 바다 속으로 머리를 잘 넣지 못하셨고 파도의 따귀를 다 맞으셨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스노클링 기어 안에 물이 찰랑찰랑하게 차있어서 빼주려고 해도 꽉 물고 있어서 빼기도 쉽지 않았다. 나중에 들으니 튜브 잡은 손을 놓지 못해서 물을 빼지 못하고 꿀꺽 꿀꺽 마셨다는 슬픈 후일담. 

 

결국 쓰러지고 만 어머니

결국 5분만에 어머니는 보트로 올라가 드러눕고 말았다... 수영을 원래 하시고 얕은 바다니까 스노클링도 금방 하실 거라는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부모님이 스노클링을 처음 하신다면 꼭... 꼭 전 날 수영장에서 테스트를 해보자. 

발리카삭의 주요 포인트는 거북이 보기다. 하지만 만졌다간 어마어마한 벌금을 낸다고 여러 번 경고를 받아서 거북이 주변을 그냥 염탐하기만 했다. 고래상어도 주력 투어였던 것 같은데, 이건 5월까지는 금지였고, 6월 중순~말쯤 다시 재개된다고 한다. 현재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끝내주는 바다 풍경. 

1차 다이빙이 끝나면 열라면을 끓여준다. 물에 들어갔다 오면 따뜻한 것이 땡기게 되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주는 것 같다. 

2차 다이빙은 해변에서 걸어서 시작한다. 다이버의 천국이라고 하는데 1차 장소에서 많이 움직인 건 아니다. 잔 물고기가 많지만 바로 앞 벼랑이 있어서 스노클링하기엔 면적 상 한계가 있다. 초심자에게는 1차보다 훨씬 쉽지만 어머니는 패스. 

돌아오는 길에 먹은 점심. 바베큐는 예쁘지만 식어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과일과 물은 무제한. 오후에 비가 온다던데 바람이 역으로 강해져서 사람들이 좀 멀미를 하며 많이 먹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잘 짜인 전형적인 보트 관광이다. 

 

3. 나팔링 투어 

 

환상의 정어리떼

개인적으로 보홀 스노클링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나팔링 투어. 돌조 비치와 가까운 나팔링이라는 곳에서 정어리떼와 함께 수영할 수 있다. 보홀에서 1시간 정도 배를 타야하는 발리카삭과 달리 해변에서 바로 뛰어들기 때문에 난이도가 낮다. 

이런 오두막에서 내려오면 바로 있다

 

이번에도 고민을 좀 했다. 나팔링은 사실 작은 공간이라 어떤 투어를 이용하든, 혹은 개인이 오든 간에 한 데 뒤섞여서 수영을 한다. 따라서 가이드의 숙련도라던지 한국인 가이드의 유무는 조금 후순위가 되었다. 

 

내가 고려한 점:

 

1) 일단 해변-바다를 오고가는 횟수가 빈번할 것 같아 대기하는 장소(오두막)이 크고 좋아야한다 

2) 끊임없는 밥과 간식 (한식이면 더 좋음) 

3) 혹시 어머니가 체력이 있으시면 옆에 있는 동굴 스노클링을 갈 수 있는 투어(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4) 가이드가 팀 당 하나 붙을 것 

 

따라서 대기 장소가 해변과 매우 가깝고, 밥을 한식(삼계탕)으로 제공하는 보자무싸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 투어 업체의 또 다른 장점은 한 투어만 예약해도 무료 공항 픽드랍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무료로 주던 이 바나나칩이 중독적이다...

 

그래서 만족했냐고 묻는다면! 밥을 일단 어마어마하게 준다. 간식으로 중간에 라면과 김치를 주고, 바나나칩과 맥주 및 음료는 상시 무한 리필. 여기에 점심 메인으로 삼계탕과 필리핀식 삼겹살, 과일도 무제한이다. 그리고 모두 맛있었다! 한식을 꼭 먹어야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갔다면 추천한다. 

빠졌지만 여기에 맥주, 수박, 바나칩도 무한대다....

 

가이드들은 모두 성실하고 사진도 최선을 다해 잘 찍어줬다. 다만 팀 중에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가이드가 한 명 뿐이었다. 밥 먹으면서 공연도 해주었는데 장기자랑에 가깝다. 한바다호핑은 군대에 가깝게 군기가 든 느낌이면, 여기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느낌이다. 어떤 분위기를 선호하는지는 본인의 선택. 바로 사진을 공유해주던 한바다와 달리 이쪽은 SD카드를 주면 찍어주는 형식.

경험한 바로는 보자무싸와 한바다 모두 둘 다 좋은 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비용을 냈지만 나는 두 투어 모두 전혀 아깝지 않았다. 서로의 강점이 있으니 어떤 회사가 자신이 지향하는 투어에 맞는지 확인하면 좋겠다.

 

4. 그 외 사설 스노클링 투어 

돌조비치 스노클링은 호텔 앞에 있는 로컬 업체를 이용했다. 이 때 어머니가 호텔 수영장에서 쉬고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인 사장이 하던 곳이었는데, 한 시간에 700페소, 즉 2만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이미 큰 보트는 해변에서 한 3분 거리에 띄워져있고, 작은 보트로 이동해서 무한...은 아니고 1시간 반 정도 스노클링을 했다. 쉬지 않고 했으니 정말 물 속에 오래 있었던 편. 팀마다 가이드도 있기는 한데 손님에 따라 계속 교체되는 모양. 

물이 정말 맑고 아름답다.

 

거북이나 정어리떼같이 특이한 부분은 없지만 조용하고 맑은 돌조 비치

당연히 고프로는 없었고, 단체로 케어하다보니(나 때는 사람이 적어서 3명이었다) 사진 같은 것은 많이 기대하기 어렵다. 각자 가져간 카메라로 가이드가 찍어주는 형식. 돌조 비치, 당연히 추천하고 스노클링에 익숙하다면 사설 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머지 기타 투어 및 보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언제가 될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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