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3 시간 플레이
<<아래 강력한 스포있습니다>>
<진·여신전생 5 Vengeance>는 아틀라스의 사기 행각.. 가 자주 내는 결정판으로 오리지널 진·여신전생 5의 스토리 '창세의 여신' 편과 새로운 루트 '복수의 여신'편 두 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사실 두 스토리를 모두 보고 리뷰를 써야하는데, 그러다가는 올해를 넘길 것 같아서 금번 엔딩을 본 '창세의 여신' 편을 먼저 기록하도록 하겠다.
나는 이전 <진·여신전생> 시리즈에 대한 사전 지식은 하나도 없었고 페르소나 시리즈만 플레이한 상태여서 '전투만 있는 페르소나'라는 평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플레이해본 순간 알 수 있었다
<<이 게임은... 페르소나로 만든 포켓몬 게임이라는 것을...!!! >>
언제나 작품을 평가할 때는 단점부터 말하는 것이 쉽다. 단점부터 말해보겠다.
단점 1. 스토리가 없다. 아예 없다.
내가 이해한 바에 의하면 진·여신전생5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 각 문화권 신들은 비정기적 맞짱을 통해 인간 세상을 지배할 일짱을 뽑아왔다. 이번 짱이었던 기독교신은 다른 신들을 모두 악마로 격하시키고 자기 권속들만을 챙겼으나 결국 그 기독교신도 죽고 말았다(왜인지는 모름)
(게임 줄거리) 인간과 신이 합체한 나호비노인 주인공은 개짱세다.
그래서 주인공은 악마들을 꼬셔서 신들과 맞짱을 뜨고 세계 일짱이 되어 다음 세계를 지맘대로 결정하려고 한다... 끝
이 게임 아틀라스의 포켓몬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자마자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포켓몬세계 체육관 일짱이 되려는데 큰 스토리가 필요없듯이 이 친구도 세계 일짱이 되는데 그다지 뭐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여주인지 뭔지 중요한 역할을 할 줄 알았던 애가 아무 역할을 안해도 별 상관없다.
심지어 얘도 뭐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별 역할 없다. 괜찮다. 원래 일짱은 자신만의 주먹으로 일궈내는 것이다.
존나 쎈 척하다가 갑자기 황천 가는 그 캐릭터도...
그리고 감정선이 하나도 없었던 캐릭터가 죽었다고 갑자기 우는 주인공도 당황스럽지만...
그저 포켓몬(악마)를 키워서 짱센 포켓몬(유명 악마)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 이 게임에서 스토리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모두 부질없는 것이다!!! 심지어 뭔가 있지 않을까 해서 99레벨에 도전가능한 전투 퀘 외에는 모든 섭퀘를 다 했다. 그러나 별 거 없었다.
그리고 이 쌩 고생을 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엔딩들은 모두 애매하게 불쾌하고 의미도 없다.
99레벨 쯔음 서브퀘를 끝내면 진엔딩이 열린다고 하는데 내가 악마 애들을 아무리 좋아해도 거기까지 노가다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대충 네타 보고 끝냈다. 제작진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스토리를 내가 굳이 봐줘야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참고로 미망이라는 젤다의 코로그 같이 작은 애들을 찾는 서브퀘가 있었는데 전부 모아도 딱히 풀리는 스토리도 없었다.
저 대사가 전부다. 메인 스토리도 없는데 사이드퀘 스토리를 기대한 내가 바보긴 하다.
단점 2. UI가 못생겼다. 그리고 불편하다...
페르소나를 통해 악마들과 시스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UI 때문에 정말 고생했다. 아예 창들이 이해가 안 됐다.처음에는 악마들이 많으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페르소나도 동일하지 않았나? 아니, 적어도 좀 예쁘게 만들 수는 없었나?
아무리 페르소나보다 정보값이 많다지만 이게 같은 게임사에서 나온 게임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심지어 페르소나5는 2016년 작이고 진여신전생5는 2021년 작 이다.
못생기기만 했으면 좋을 텐데, 대체 왜 이랬는지 모르는 부분들도 꽤 많다. MP의 제한 상 일반공격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걸 일반공격으로 따로 떼어놓는게 아니라 스킬에 넣어놔서 마우스 클릭을 한 번 더 하기도 하고 (하다보면 진짜 귀찮다)
기본 맵과 고속이동시 맵이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고속이동 맵 쪽에는 확대 기능을 안 넣어놓기도 했다.
안 그래도 아이콘들이 겹치는데 확대가 안되니까 어떤 쪽으로 이동을 해야하는지 기억으로 유추해야하거나 굳이 다시 기본 맵으로 가서 확인해야한다.
구글링해보니 이 개못생긴 에셋들은 파이어엠블렘 랑 콜라보한 환영이문록#FE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돈이 없었던 건가?
참고로, 이 게임 너무 길이 헷갈려서 세이브를 2분에 한 번씩 했다. 길치라고 생각하지면 좀 고민해보시라...
단점 3. 소소하게 불편한 부분들
이것저것 쓰려고 했는데 어차피 고대적부터 내려오는 악마 디자인부터 빻은 부분도 많고... 스토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의미 없는 듯하여... 적지 않는다. 사실 <각 문화권 신들의 비정기적 맞짱> 이런 배경부터가 그냥 제작진이 별 생각없었다는 걸 말해주기도 하고...
이제 이 게임의 가장 신묘한 부분, 장점에 대해 간단히 써보겠다.
장점 1. 악마를 잡고 양성하는 재미
그것이 이 게임의 전부인데, 이상하게 재밌다.
스토리가 없는데도, 이 악마들을 이미 전부 알고 있는데도 전투와 양성이 재미있다.
이 부분이 왜 재밌는지 플레이하는 내내 고민을 해보았다.
- 일단 페르소나보다 전투에 머리를 조금 더 써야한다. 특히 초반에는 레벨이 비등해도 순식간에 전멸당한다.
- 레벨을 넘기 전까지는 적을 물리치는게 쉽지 않지만, 막상 레벨을 넘기고 강한 악마를 합체시키는 순간 전투가 쉬워진다 -> 강한 악마들을 잡으려고 애쓰게 된다
- 이런 주제에 악마들을 한 번 포획하면 반복 노가다 없이 진행되게 해놓았다(합체 노가다를 하게 되면 달라지지만)
뭐 생각해보면 초반 포켓몬 게임도 스토리가 있었나? 포켓몬 잡는 과정과 전투가 재밌었던 거지...
2. 수집욕을 자극하는 요소들
수집한 악마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데, 페르소나에서는 그저 객체에 불과했던 악마들에게 다양한 개성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전투시 특정 악마들끼리는 대화 이벤트가 상당히 재미있다. 수집욕이 있는 오타쿠에게는 큰 매력 포인트이다.
3. 주인공이 예쁘다
솔직히 이 게임, 미감이 뒤졌다. 2000년대 나온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색조합, 그 중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파란둥이 주인공. 하지만 주인공에게 감정적 묘사가 거의 없어 이런 예쁜 얼굴도 매력이 반감된다(위쳐2의 게롤트가 이런 느낌이었다).
페르소나 시리즈, 메타포까지 끝내고 할 일 없는 아틀라스 팬에게 권한다.
심적으로 50% 할인율 정도면 구매하기 적당할 것 같다.
(이 글은 2024년 12월 01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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