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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메타포: 리판타지오(2024)

by 치킨강정 2026. 2. 28.

97시간 플레이 

 

<<아래 강력한 스포 있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긴 연초, 새로운 게임을 하고 싶었다. 50-60시간이면 끝나고, 머리를 쓰지 않고 크게 체력 부담이 없는 게임으로. 스팀 라이브러리에 쌓아둔 대형게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른 것이 바로 메타포: 리판타지오(이하 메타포)다. 솔직히 클리어할 때까지 100시간이나 걸릴 줄 몰랐다. 그리고 플레이하면서 이렇게 할 말이 많은 게임일지도 몰랐다. 플레이한 걸 후회하냐면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이 게임에 대한 나의 감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아래의 짤과 같다.  

 

메타포는 정치적 메시지가 굉장히 노골적인 게임인데,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에 치즈처럼 거대한 설정 구멍들이 뚫려있다. 그런데 그 점을 비판하려고 하면 제작진에서 이미 '그 비판점은 이미 알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 그 점이 정말 개킹받는다.  

 

- 먼저 이 게임에서 다루는 정치에 대하여 

이 게임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줄여보겠다: 괴물이 출몰하여 사람들을 해치는 가운데 종족/종교/계급 차별이 극에 달한 대륙, 갑자기 암살당한 왕의 유령이 전국 국왕듀스를 열고 1등에게 왕위를 물려준다고 한다. 주인공은 적법한 왕위 계승자(?)인 왕자파의 일원으로, 저주에 걸려 의식이 없는 왕자를 깨우기 위해 국왕듀스에 뛰어들게 된다...

진짜 이거다. 국왕 후보 중에 1등이 왕이 된다.

민주주의 선거를 비유한 것 같은데 왜 국왕듀스라고 하냐면, 사실 이 메타포의 국왕듀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왕듀스의 후보들은 포퓰리즘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어떠한 후보도 명확한 정책을 준비하지 않았으며, 그들이 인기를 얻는 방법은 사실에 기반한 설득보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국왕 후보자들의 코미디에 가까운 비전과 행보를 보면 제작진이 민주주의는커녕 선거에 대해서도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공 역시 국왕으로서의 구체적인 정책은 하나도 없으며, 제작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개열받음)

또한 어떠한 유권자도 투쟁하여 이 투표권을 얻어내지 않았으며, 이것이 어떤 구조적 변혁이자 결함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국왕을 자기 손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건인데도(홉스-로크-루소가 정치철학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한 고찰은 전혀 없다. 이들에게 투표는 왕이 일시적으로 선물한 마법이자 이벤트일 뿐이다. 결국 제작진은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중요성이 아니라, 포퓰리즘의 시대에서 불안과 혐오에 선동되지 않고 자신의 이상에 맞는 선택을 하라는 개개인에 주는 우화적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명 시의성이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이러한 제작진의 메시지를 깨닫는 것은 거의 플레이 막판에 가서다. 이 메세지를 단번에 캐치하기에는 스토리에 여러 가지 거슬리는 점이 너무 많았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 정치 메시지와 세계관의 충돌 

주인공의 목표이자 국왕듀스의 참가 명분은 모두가 평등한 이상향이었다. 그런데 동시에 주인공은 저주에 걸린 왕자를 되살려 왕자를 왕으로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플레이 타임 전반 60-70시간은 이 두 가지가 뒤섞이며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 왕자가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혼란스러움을 주었다. 계급, 종족, 종교 모두가 평등한 이상향을 꿈꾸면서 왜 왕권 복구라는 보수 중 쌉보수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후 주인공의 정체가 왕자로 밝혀지면서 이 괴리는 더욱 커졌다. 모두가 평등하다면 주인공의 출생이나 정통성, 우등한 고대민족에 대한 이야기는 삭제되거나, 적어도 주인공이 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어땠는가? 주인공은 자신이 왕자임을 깨닫고는 본인의 신분을 이용하면 이용했지 전혀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타협이라도 할 수 있는 입헌군주제? 이딴 소리는 입밖에 내지도 않았다.

모두가 평등한 이상향~ 그것은 환상~ 하고 입 털다가 모든 캐들이 이런 대사를 치고 있으면 민주시민은 홧병에 걸릴 것 같다

애초에 국민듀스라는 선거 제도와 왕정체제 자체가 맞지를 않는다. 한국처럼 5년 하고 내려올 것 아니지 않은가? 이번 한 번의 선택으로 대대로 주인공의 자손들이 왕을 한다는 게 옳은 일인가? 정통성 있는 왕자니까 괜찮은가? 이럴 거면 애초부터 왕의 자격을 투표하느니 이상향이니 뭐니 입을 털지를 말았어야지. 실각한 왕자가 자신의 왕좌를 되찾는다는 기본적인 클리셰를 처음부터 꼬지 않고 들이댔으면 JRPG가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갔을 텐데, 뭐 말 같지도 않은 선거를 가져오며 정치활극인척 하니 플레이하는 내내 복장이 터지는 것이다. 

그니까 이런 좋은 말을 해도 다 퇴색되는 기분인거라고

포퓰리즘이라는 방식으로 현실을 비판하며 현실감 없는 이상주의를 밀었는데, 실상은 조선왕조 복구 이딴 소리를 하면 플레이 시간이 아까워져 버린다. 일왕 밑에서 너무 오래 살아서 이런 게 당연한가? 

지랄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니까!!!!

이러한 설정과 제작진의 메시지의 충돌은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해친다. 예를 들어 위 스샷에서 제작진은 나에게 세금의 중요성에 대해 답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위정자인 귀족의 폭정이 횡행하는 이 게임에서 세금을 걷어서 시민에게 쓴다는 설정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디렉터의 메시지는 나이브한 위선으로 들릴 뿐이다. 

추가로 동료들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주인공의 곁에는 영지가 망했음에도 여전히 자기가 백성을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귀족 청년, 유폐된 왕자를 복권해야 한다고 믿는 기사 등등 보수 중에 고인물 보수 같은 친구들만 남아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비호하는 세력 중 대부분은 다 기존 질서를 옹호하는 메이저(귀족, 기사, 재벌 등)들이다. 이들은 메이저 중 아웃사이더들일뿐이지 본인들이 가진 특혜와 계급의식을 전혀 버리지 않고 있다. 이들이 주인공이 내세우는 평등과 이상향을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각자의 계급에서 최대한 상황을 좋게 좋게 이해할 뿐이다. 

제작진도 그런 면을 의식했는지 귀족인 스트롤이 자신의 능력을 운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
하 여기도 공신정치 빡세겠다... 하는 순간 나온 스크립트

그런데 나와 같은 비판에 대해서 제작진은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제작진, 솔직히 말하면 내가 부정적으로 본 부분에 대해 모든 실드를 게임 안에 넣어놓긴 했다. 그게 또 열받기는 하는데...  70시간 정도 전혀 납득이 안 되어서 고통받다가 엔딩쯤 가서야 제작진이 주인공을 왕자로 설정하며 온건보수적 개혁으로 마무리하는, 최대한 안정적인 스토리를 구축하려고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이게 나의 플레이 타임 97시간 중 70여 시간 동안의 혼란과 분노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었을까. 아예 첨부터 저희는 나루토 방식으로 갈 겁니다 신호를 주면 알아서 받아먹었을 텐데 내가 눈치가 없었나? 

 

제작진의 주요 메시지 역시 '불안을 직시하고 이상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라'는 것이지 사회 개혁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후보자들을 통해 완전 보수와 완전 개혁 모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후보 중에 노인이라던지 환경에 관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만들어서 주인공이 별 대안 없는 중도보수적인 위치로 승리하는 장면은 비겁했다. 물론 뒤에서 후보들이 나름의 지혜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삽입해서 어찌어찌 봉합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이 게임의 보수적 선택에 결합되어 나쁜 인상을 주었다. 

 

2. 메인 빌런 : 갈등을 해결하는 희생양 

주인공 일행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메인 빌런인 루이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MAGA를 미는 트럼프인 줄 알았으나 페이크였고, 전쟁 트라우마로 미쳐버린 사스케 같은 포지션이라고 보면 된다. 초반에 생명에 귀천이 없다, 나에게 표를 달라! 라면서 서울시청광장에 나온 시민을 다 죽인 것 자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방증이었다. 

 

그의 논리는 이러하다: 힘이 없어서 짓밟혔어요 →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돼요 → 힘이 최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진격의 거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거예요

님은 정치를 할 게 아니라 병원에 가야해

 

그래서 최종 보스가 루이인 것이 나는 참 아쉽다. 게임 내에서 제작진도 언급하기는 하지만알고 있어서 또 개열받음 결국 피해자vs피해자(이자 가해자)가 최종 보스전인 것이 정의롭지 않게 느껴졌다. 이 구조의 가장 큰 베네핏터인 신성교와 포든이 제도적으로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상태에서 미쳐버린 피해자가 최종 보스인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가 이상을 버리고 홀로 광기way를 걸은 게 정말 나쁜 짓이긴 하지만 그를 단죄하는 것이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구조적 갈등이 빌런의 제거로 환원되면서 메타포가 말하고자 하는 정치와 정의는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어 버린다. 

 

물론 신성교의 대표 지도자들은 죽었고 신성교도 개혁 단계에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루이를 흑화시킨 학살이나 범죄에 대해 법의 이름으로 심판받은 것은 전혀 없다. 게다가 루이가 왕자 살해범이 아닌 상황에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그를 암살하려고 한 주인공들 역시 신성교의 책략에 말려든 일종의 가해자이기도 한데 주인공 일행은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그리고 루이는 결국 주인공 마을 출신임에 밝혀지는데 국가가 여럿 있는 거대 AA급 게임에서 제발 나뭇잎 마을의 집성촌 정치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이렇게 되면 루이는 조카를 죽이는 개막장 이웃집 삼촌이 되어버리는 데다가, 그놈의 '선택받은 민족' 소리에 메시지가 침식된다. 만약 루이와 주인공이 같은 조건에서 다른 선택을 한 것을 부각하고 싶었다면 루이가 그 나이대여서는 안 되었고. 

점점 이미지가 이렇게 변함

 

이제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3. 메타포: 판타지의 껍데기를 쓴 페르소나  

솔직히 메타포를 플레이한 첫 감상은 이랬다.

아니 숨길 생각이 없잖냐~

이렇게 껍데기만 예쁘게 만들고 페르소나의 전투 시스템, 스킬, 코옵 시스템까지 모두 가져오면 메타포라는 신 시리즈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나영석 PD가 여행프로만 계속 만드는 그런 선택을 아틀라스의 1군 제작진이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페르소나보다 재밌냐? 그 정도는 아니라서 문제다... 

이 잡 시스템은 좋았다.

물론 전투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는 생겼다. 패스트 전투라는 기습 선제공격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진 여신전생의 시스템도 일부 차용하였으며, 직업도 훨씬 다양해져서 컬렉팅하고 조합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그런데 메타포에 페르소나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면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따로 있었다. 

 

- 캘린더 시스템과 맞지 않는 서사 

처음 괴리를 느낀 것은 초반 플레이타임 3시간부터였다. 게이머와 어떤 감정적인 라포가 거의 디벨롭되지 않은 캐릭터가 사망하였는데 주인공 집단이 감정적 동요를 느끼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갑자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바닥을 뒹구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스토리 리듬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진여신전생5도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더욱 불길했다). 

 

이러한 불안정한 스토리 리듬은 중후반으로 가면서 더욱 붕괴된다. 메인 빌런이 죽었다가 게임 진행으로 바로 다음날 부활하지를 않나아니 예수도 3일은 걸렸는데 플레이 40시간 차에 뉴캐릭터가 파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건 뭔가 배치가 잘못되었다. 사건사건들은 클리셰라서 흠잡을 곳이 없는데 사건의 줄을 당기는 타이밍이 엉망이었다. 

 

곧 이 문제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깨달았다. 메타포는 페르소나의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오면서 특정 일자에 이벤트가 일어나게 하는 캘린더형 진행을 사용하였다. 문제는 학원물인 페르소나에서 학기제/시험/방학 등 특정일에 서사가 진행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대륙을 돌아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는 메타포에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초중반 국왕듀스가 제대로 진행될 때는 이것도 선거 D-day 같은 느낌으로 긴박감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중반 이후 이 국왕듀스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정해진 이벤트 일자는 오히려 서사에 해가 되었다. 특정 날짜에 이벤트가 일어나야 하니 하루 만에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가 부활하거나 괜히 보스가 주인공들에게 2주라는 시간을 주는 등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RPG 게임들이 괜히 로케이션 트리거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브퀘들을 왜 동료 코옵+던전 돌기 및 잡일로 채웠는지도 의문이다. 메인 스토리에 지원이 될만한 서브 스토리가 거의 없어서 일정 간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것도 그냥 페르소나가 그랬기 때문일까? 주요 섭퀘를 다 하면 자연스럽게 메인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캘린더형 진행을 선택했을까... 특히 마지막 한 달의 경우 마지막 던전을 위해 강제로 레벨을 올리는 노가다처럼 느껴져서 괴로웠다. 

 

4. 그 외 단점

- 이해하기 어려운 진행

위에서도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을 잔뜩 이야기하기는 했는데, 스토리 곳곳, 특히 초반 진행이 너무 나이브해서 몰입감을 해치는 부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초반에 나왔던 그라이어스의 암살 장면. 

그 사람들이 많은 광장에서 루이의 목을 치면 잡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  뒷일을 생각하지 않아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암살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죽을 것은 확실하니 너희는 후사를 도모해라~ 이런 게 아니라 별 일 아닐 듯? 돌아올 듯?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암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전 대통령도 암살당하는 나라인데 암살을 너무 쉽게 보는 게 아닌가. 

목숨 좀 걸고 해 대충 살지 말고

서울시민들이 다 보고 있는 앞에서 암살시도자의 시신을 당당하게 회수하는 주인공 일행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래도 좀 제대로 된 정치물일 걸 각오하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기대감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메인보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적들이 너무 많이 부활한다. 보스도, 중간보스들도, 심지어 주인공까지!! 안 그래도 스토리 템포가 이상한데 계속 살아서 돌아오니 긴장감이 없다. 본래 한 두 번 써도 과하다고 생각되는 장치를 왜 이렇게 많이 썼는지 모르겠다. 

 

+ 스트롤이 중간중간 주인공이 해야 할 대사를 먼저 치거나 나서는 부분이 좋지 않았다. 왕이 연설하는 부분까지 끼어드는데 너무 나대서 내가 왕이었으면 즉위 이후 스트롤부터 처치했을 것이다. 

 

- 정신없는 디자인 

처음 게임에 들어갔을 때는 너무 빡빡한 화면에 당황스러웠다. 시골 출신인 주인공의 첫 대도시 입성을 이렇게 체험시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가독성이 떨어지고 피로한 느낌이다. 

아틀라스 게임의 자랑인 UI도 이번엔 너무 과하다. 정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아이템 변경이 가장 불편했는데, 아무리 시스템 상 무기와 액세서리를 돌려 쓴다고 해도, Ex1<- 요렇게만 표시해 두니 누가 소지하고 있는지, 다른 누군가에게 장비하면 어떻게 될지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여러 번 버튼을 눌러야 했다. 

적이었던 '인간'의 디자인을 보스의 <쾌락의 정원>의 가져온 것도, 인간에 대한 비판을 시사한 것도 알겠지만 너무 과했다는 느낌이다. 정신없고 징그럽기만 할 뿐이다... 

 

- 레벨링이 조금만 섬세했으면 

중간중간 노가다를 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워지는 구간들이 있었다. 분명 모든 퀘와 던전을 다 돌았고, 여러 번 더 돌기도 했는데 레벨이 모자라서 메인 던전 진행이 답답해졌다. 패스트 전투를 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적들과 일대일 전투를 해야하니, 결국 패스트 전투가 가능한 레벨까지 의미없는 노가다를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한 던전이 없다! 패스트 전투를 지향하게 만들었으면 레벨링 구간에 더 신경을 써줬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인식했는지 던전 중간중간 노가다 포인트들을 넣어둔 것이 더 열받기도 하고. 

 

그래도 던전은 재미있었다.  평면적인 던전에서 재미를 느끼게 설계하기는 쉽지 않다. 

 

- 불만족스러운 한국 서비스 

폰트에 대한 불만은 나만 가진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안 그래도 눈이 침침해지는 나이인데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모드를 깔아서 진행했다. 게임을 안 해본 건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폰트를 넣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번역을 일일이 다 비교하지 않았는데, 최후 결전 대사에서 なす術もなく見ていればいい를 '손가락이나 빨며 구경하는 게 좋을 거다'로 번역한 부분은 정말 눈을 의심. 보스가 갑자기 저렴하게 느껴졌다. 

 

5. 장점 

- 아름답고 거대한 세계

길고 긴 불만은 여기까지 하고. 메타포의 세계는 크고 아름답다. 페르소나가 학교라는 배경 때문에 방과 후 갈 수 있는 지역이 제한되어 있었던 데 반해, 메타포는 행동반경이 넓고 일정 중에도 할 수 있는 행동이 많다. 올컴플릿 공략을 안 보고 진행했으면 뭘 해야 할지 헤맸을 듯싶다. 

 

- 재미있는 전투

솔직히 진여신전생, 페르소나까지 했으면 지겨울 만한데, 여전히 던전도 전투도 재미있다. 잡이 많아서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지만 던전 조건에 따라서 자유롭게 바꾸고, 상위 잡으로 전직하는 것도 올드 게임(특히 파판)이 생각나서 추억거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나같이 컬렉터 기질이 있는 게이머들의 경우 2회 차를 진행하는 큰 동기가 될 것 같다.

 

- 그 외 좋았던 장치들 

맵 사이 로딩을 이렇게 넣은 건 뭔가 덜 기다리는 느낌이라 좋았다.

주인공이 왕자의 드림캐라는 정체는 좋았다. 하지만 그가 왕자가 되는 순간부터는 짜게 식었다. 

모어의 정체+ 이상향 역시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엥? 우리 현실세계가 이상향? 했던 의문점이 풀린 느낌이랄까. 스토리 상 복선도 모두 수거했다. 엑스트라 NPC들의 스토리도 잘 챙겨주고.

엔딩이 너무  떠먹인 느낌이긴 했지만 동화 같은 이야기를 추구했다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엔딩 크레딧 이후에 정말 노골적인 반전(反戰) 메시지가 나오기도 한다. 

 

- 간지 나는 사운드트랙

https://youtu.be/26U0gd31_ms

이 사운드 트랙이 왜 GOTY를 못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전투가 즐거웠던 것에는 OST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음악이 실제로 주인공이 패시브로 듣고 있는 마법이라는 설정도 좋았고. 스님이 경을 읽는 곡들은 수백 번의 전투를 반복하면서도 귀가 즐거웠다. 

그래서 예매했다, 오케콘. 6/6(토) 개봉박두! 

 

불만이 많았지만, 정치활극이라기보단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30-50% 할인하고 있다면 사는 것을 추천한다. 

 

아. 마지막으로 웹에 돌아다니는 올컴플릿 공략 중 벨레가 회랑부터 가라는 글이 있는데, 무시하고 대성당부터 가길 바란다. 1시간 넘게 시간을 날렸다... 

 

(이 글은 2026년 2월 27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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