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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호주 케언즈 스쿠버다이빙 리브온보드 (2025.10월)

by 치킨강정 2026. 3. 1.

https://therealrobin.tistory.com/443

 

필리핀 보홀 모녀여행 (2025.5월) - 2 (스노클링 투어 편)

1편(항공기/호텔)은 아래 링크에서! https://therealrobin.tistory.com/441 필리핀 보홀 모녀여행(2025.5월) - 1 (항공기/호텔 편)사실 여행기 안 쓴 게 많은데, 보홀 여행기 먼저 쓰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더 도

therealrobin.tistory.com

 

2025년 4월 보홀의 충격적인 바다를 경험한 이후 스쿠버다이빙을 다시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예전에 이집트나 케냐에서 펀 다이빙을 몇 번 하기는 했는데,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할 결심으로 NAUI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다. 그렇게 로그 수가 4인 상태에서 가게 된 호주 케언즈 그레이트 리프 배리어. 이미 연안은 산호초가 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전부터 꿈꿨던 리브온보드 2박 3일을 가게 되었다. 큰 보트, 재미있는 물놀이, 아름다운 바다와 산호초... 힐링을 기대하면서... 

 

그리나 정작 도착한 그곳은... 

하루에 5번 다이빙을 하는 다이빙 훈련소였다!!!!(실제로는 최대 4번 입수 가능)

예약을 조금 늦게해서 내 일정에 가능한 리브온보드 업체는 reef encounter 한 곳뿐이었다. 큰 짐을 가지고 탈 수 없다고 해서 캐리어는 업체 사무실에 맡기고 수영복, 잠옷 겸 평상복, 세안도구, 수건, 화장품 등 필수용품만 가지고 보트 reef adventure에 탔다. 요 보트는 1-2시간 정도 바다로 나가 스노클링 데이투어용으로 쓰이고, 우리같이 리브온보드를 하는 스쿠버 다이버들을 리프 배리어에 정박해 있는 더 큰 보트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는 동안 무서운 서약에서 싸인도 하고, 음료/과일도 먹었다. 아침으로 버거를 주긴 했는데 멀미할까 봐 먹진 않았다. 다른 블로그 후기를 보니 배가 꽤 흔들린다고 하여 멀미약을 미리 복용하였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사람들이 조금 토했다. 참고로 뱃멀미를 했을 때는 화장실에 가지 말고(돌아가는 세탁기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다고 한다), 갑판에서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게 좋다고 한다. 

보트로 도착하면 기계로 짐과 사람을 편하게 올려준다. 그런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https://youtu.be/fAal3l4hzRg

도착했을 때의 파도. 첫 다이빙에서 지옥을 맛보게 된다

쬐끔 쫄았는데 대전 다이빙 선생님이 걱정되어서 전화도 주시고 해서 용기를 얻었다. 목표는 2박 3일 동안 딱 한 번만 제대로 다이빙하는 것. 참고로 인터넷이 아예 안 터지지는 않는다. 한 칸 정도로 됐다 안 됐다 한다. 

여기가 메인 공간. 밥을 먹거나, 브리핑을 듣거나 쉬거나 수다 떠는 모든 행동이 여기서 벌어진다. 개인 방이 에어컨 때문에 추운 편이었기 때문에 체온을 회복하려고 자주 바깥에 나와서 잤다. 참고로 배 안에서는 모두 맨발이어야 하는데, 카페트여도 청결하게 관리되어서 더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브리핑은 전부 영어로 진행되었으나 한국인 승객들도 좀 있고, 나 같은 초보자는 가이드만 졸졸 쫓아다니면 되었기 때문에 영어를 못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혼자 간 터라 룸메이트에 대해 물어보니 최대한 여자로 해주겠지만 남자일 수도 있다고 했다. 주변에 있던 모든 아시안들이 여자여야죵;;; 했더니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다행히 혼자 온 한국인 여성 승객이 있어서 같은 방에 배정되었다. 

일반실(state room) 모습. 객실은 40개 정도. 케언즈 리브온보드 중에서는 꽤 오래된 배인 듯, 습기 때문에 가구 부식이 조금 있었다. 특히 방 안이 춥고 건조하다고 해서 미리 비염약을 빡세게 처방받았고, 항상 목을 수면안대로 뜨끈하게 보호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셨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추운 정도는 아닌데, 워낙 습기가 있고 사람들이 항상 젖어있다 보니 춥다고 느낀 것 같다. 샤워실 물은 잘 나왔다.

마지막 날 밤에는 혼자여서인지 제일 아래층 방으로 옮겼다. 원래 이 방은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들의 짐을 보관하거나 씻는 용도로 쓰는 곳인데, 나 혼자 쓰게 해 준다고 했다. 뭐 다른 방법도 없고 혼자 쓰는 게 나쁘지 않아서 그런다고 했다. 근데 감사한 배려였던 것이 다른 분들은 마지막 날 아침에 미리 짐을 빼놔서 오전 다이빙 후 샤워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한국인 분들과 나눠서 잘 썼다.  

보트 위에는 썬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다들 다이빙하기 바빠서 대부분 비어있었던 것 같다. 스쿠버다이빙 대신 스노클링도 할 수 있기는 한데 대부분의 경우 저 멀리 보이는 산호초까지 헤엄쳐 가야 하고 파도가 세서 오히려 스쿠버 다이빙이 편한 선택이었다.  

 

아무래도 초보 다이버다 보니까 다이빙 컴퓨터도 없고 카메라도 없었는데 첫날은 배 위로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파도가 심했다. 카메라를 들었으면 100% 잃어버렸을 듯. 아래 바다에서 찍은 사진들은 쉐어 받은 것+배에 상주하는 프로 사진가에게 돈 주고 산 것이다. 

2박 3일 동안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았는데 포인트마다 시야가 달랐다. 나쁜 날은 이 정도였다. 


https://youtube.com/shorts/CrZ-D_QCbGE?feature=share

좋은 날은 요 정도. 큰 물고기는 별로 없었지만 산호초가 많았다. 이것도 많이 죽은 거라고.

전문 사진가가 찍어 준 케언즈 사진 감상하시라. 물이 맑을 때는 비슷한 시야였다.
사진사가 찍어준 나와 거북이

총평을 하자면 : 

2박 3일 동안 총 7번을 들어갔다가 1번은 실패. 나는 귀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하루 3번 다이빙이 한계인 것 같았다. 

아쉬운 점은 강풍이 불어서 많은 스팟을 가보진 못했다는 점. 지금 보니 Norman fingers- Saxson twin peaks - Hastings Coral Gardens - Norman Reef playround- Norman Reef playround - Norman fingers 이렇게 같은 곳을 계속 돌았는데, 강풍 방향에 영향을 안 받는 곳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케언즈는 바다 한가운데서 바로 15미터 아래로 입수하는 스타일이라서 처음에는 로프를 잡고 들어가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바로 들어갈 만큼 익숙해졌다. 수온은 26도 정도로 웻슈트를 안 입어도 되어서 너무 좋았다. 해파리도 만나지 않았다. 초보니까 가이드는 당연히 추가 요금을 내고 고용했고, 보통 가이드 대 팀원의 비율은 1:4~1:5 정도였다. 그중에선 내가 제일 초보였다. 

 

문제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고용한 가이드들이 썩 믿음직스럽지 않았다는 점. 자격증이 없는 펀다이빙에 다이빙 경력 1년 차를 가이드로 배치한다던가… 다이빙 많이 다닌 분들 말씀으로는 마스터 레벨인 사람도 많지 않아 보였다고. 대부분 무료로 배에서 일하면서 다이빙도 배우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실제로 나는 두 번째 다이빙에서 bcd 아래쪽 밸브가 열려있어서 입수 직후 바로 나와야 했다. 가이드 중 하나가 물 빼준다고 열었는데 잘 잠가지지 않았던 듯하다. 사실 나도 잘 확인했어야 했는데, 계속 가라앉으니 너무 당황해서 물을 많이 먹고 겨우 나왔다. 아무래도 동남아처럼 철저하게 확인해주지는 않으니까 내 잘못이지만ㅠㅠ 그다음부터는 체결을 여러 번 확인했다ㅠㅠ 동행한 버디들은 오픈워터급으로만 이루어져서 15미터 선은 잘 지켰지만 어떤 가이드는 계속 어필했음에도 공기가 20바 남았을 때 올라가서 진짜 쫄렸다(초보의 경우 80~100바 출수). 

 

같이 온 한국 분들은 동남아 바다가 더 좋다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거긴 저렴하기도 하니까... 말씀 듣기로는 케언즈는 파도가 많이 쳐서 중급자용 코스라고. 

내가 야맹증이 있어서 나이트 다이빙은 구경만 했다. 별로 볼 건 없었다고 한다. 위에서 볼 땐 상어들이 정말 많았는데..

음식들은 다 대부분 괜찮았다. 물만 들어갔다 나오면 왤케 배고픈지 ㅋㅋㅋ양껏 먹을 수 있었고 밥 먹는 타임만 기다렸다. 

돌아가는 길도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제 대부분 사람들과 눈에 익어서 돌아오는 길은 오는 길보다 편하게 왔다. 문제는 2박 3일 동안 배에 너무 적응을 잘해서인지 그 이후 4-5일 동안 육지 멀미로 정신을 못 차렸다. 케언즈에서 1박, 시드니에서 1박을 했는데 호텔 안에서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지금까지 다이빙들은 바로 육지로 돌아왔으니까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배에서 계속 생활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아름다웠던 바다
입수할 때의 그 해방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바다로 스며드는 순간은 살러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죽으러 가는 것 같기도 하고 복합적인 기분이 든다.

정리하니 바다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2박 3일도 재미있었는데 5박 이상은 또 얼마나 재밌을까? 5월에는 어드밴스 코스를 예약해 놨다. 이번 여름에는 제주도와 사이판에 가서 다이빙을 할 계획이었는데 어찌 될지. 다이빙 후에는 적어도 하루를 쉬고 비행기를 타야 해서 직장인이 일정 내기 쉽지 않다. 그래도 스쿠버 다이빙 하셨던 분이 노안+근시가 같이 오면 물속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빨리 몸 성할 때 많이 하라고 하셔서 좀 욕심을 내볼 예정이다. 

 

수많은 취미활동이 있었고 지금도 시도하고 있지만 나이가 들 수록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생긴다.

이 모든 것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급해지고 소중해지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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